=================
모국어와 외국어와의 관계
* 뉴욕의 한 한인 영어 교사가 쓴 글입니다. 필명: 느림보
한국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 글이 될지도 모르지만 미국에 있는 한인교포들을 위해 실었던 글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싣습니다.
우리말의 의성어나 의태어를 대할 때면 도저히 이 말을 영어로 나타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어디 안타까움이 그 뿐이겠는가? 내가 좋아하는 시나 시조 동요 가곡들을 딸들과 같은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 날이 과연 어느 때고 오기는 할 것인가 하고 가슴이 아릿해오기도 한다.
9개월 때 이곳에 온 작은 딸이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간 후이다. 2학년 때 학교에서 한국어를 일주일에 다섯 시간이나 듣는다고 집에 오면 "남자 셋, 여자 셋"을 빌려다 놓고 깔깔거렸을 때는 어찌나 반갑던지. 어려서는 잘 가르친 한글이나 우리 말을 더 잘하게 못하게 된 것은 내 잘못도 많다. 나는 직업상 영어가 필수이니 아이들이 영어가 유창해졌을 때부터는 영어를 했다. (학교 문 밖으로만 나오면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문화 속에 산다. 여담이지만 세 끼를 밥을 먹어야 하는 식사 버릇하며 만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한국인인 것 등등)
미국에 온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만 하게하고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억압하거나 영어만 쓰도록 종용하면 오히려 영어가 늘지 않는 다는 보고가 있다. 모국어는 영어를 배우는데 훌륭한 도움이 되는 자산이지 저해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우리의 사고는 말이나 글, 즉 언어를 통해서 표현이 되는 데 자유롭게 구사하는 말을 억제하면 사고능력을 억압하는 것이다. 우리 두뇌에 일정한 여백이 있어 우리 말이 많이 들어차면 영어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할 수가 있는데 두뇌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실은 모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외국어도 빨리 배울 수 있다는 학자들의 보고이다. 같은 두뇌에서 언어를 담당하기 때문일게다.
그 밖에도 모국어와 자기 나라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자경심(자긍심이라고 많이 쓰는데 어떤 것이 더 적합한 말인지, 자경심은 존경심으로 자긍심은 자랑하는 마음으로 해석한 사전이 있었는데)이 높아 외국어를 빨리 습득한다는 학자들의 이론이고 나도 현장교사로서 그 이론이 사실임을 수없이 체험했다. 부모님들께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때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고 우리 말과 글을 많이 공부하도록 격려해 주십사고 부탁드린다. 영어를 배우라는 지나친 독촉은 영어를 아주 싫어하게 만들기 싶상일게다.
-------------------------------------------------------------------------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
- 부모님께 드리는 글-
오래 전에 미국에 계신 학부모를 위해 써놓은 글이지만 모국어가 외국어를 배울 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참고자료는 될 것 같아 싣습니다. 세계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점점 좁아들고 상호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학교에서의 이중 언어 교육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중 언어 교육이란 모국어 외에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구사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언어는 단순히 말 뿐이 아니라 듣고 이해하기 읽기 쓰기를 포함한다.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매체로 우리는 흔히 표현하고 있지만 말은 그 자체로 엄연한 생명력을 지닌다.(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그렇지 못한 말이 있지 아니한가?) 우리는 흔히 말에 혼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 기울였던 것도, 몇몇의 문인들이 우리의 말과 얼을 지키고자 목숨까지 저버렸던 것도 말에는 우리의 넋이 담겨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말을 빼앗긴다는 것은 곧 우리의 정신을 빼앗기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상들이 애써 지키고 가꾸어 우리에게 물려준 우리말을 지금 어떻게 대접하고 있는가? 혹여라도 이민생활에 빨리 자녀들이 적응하고 영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 집에서 우리 말을 가급적 적게 사용하고 영어를 사용할 것을 종용한 적은 없는가? 자녀들에게 우리말을 쓰는 것을 억제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가를 한 번쯤 집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이민을 떠나올 때 자신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학생들은 이민을 와서 학교와 바깥 생활에 적응하는데 부모님보다 두배 세배 힘들어하고 있으므로 학생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언어마저 쓰지 못하도록 강요받는다면 학생이 정서적인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이미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말은 우리의 정신의 표현인 까닭에 말의 억제는 정신의 억압이 된다. 이때 자녀가 우리의 것을 억압당함으로 해서 우리의 말이 영어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면, 자기가 성장해온 배경이나 자기 민족, 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보게 되는데 자기 민족이나 문화에 대해 품는 열등감은 외국어 습득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남의 문화도 쉽게 접근하고 받아들이며, 외국어 습득도 상대적으로 신장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보고 되었다. 모국어는 외국어를 배울 때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 모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외국어도 잘한다. 언어는 어떤 기술이기 이전에 사고와 지식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더 나아가서는 그 사람 자신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외모보다는 대화의 내용으로 우리는 사람의 인품내지는 지식정도까지 짐작하지 않는가? 학문적인 분야에서는 구어보다는 문어발달을 학생의 궁극적인 교육목표로 잡고 모든 방향을 쓰기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이 글은 벌써 10년전 쯤 이야기이고 지금은 뉴욕 안에서 영어와 한국어로 된 이중 언어 프로그램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민자가 준 것도 있겠지만 한국부모님들의 자기의 것을 푸대접?하는 태도도 한 몫 했을 수도 있고요. 지금은 저희 학교에 한국학생이 많이 줄은 상태라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을 가르치지만 한국반 학생에게 한국말로 영어를 가르쳤을 때 성적이 훨씬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미국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영어만 들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겠지요.
Jim Cummins는 외국에서 온 저학년 학생이 영어회화를 습득하는 기간을 2년 읽기와 쓰기를 습득하는 기간을 5년내지 7년으로 보고 있다. 모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외국어에도 능하다는 것은 현장 교사로서 수없이 목격하고 있는 터이다. 학생들이 처음 입학했을 경우 국어나 영어 중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말로 작문을 하게 하는데 이때 우리 글을 잘 구사하는 학생이면 일단 안심해도 된다. 그 학생은 조만간 영어를 잘하고 영어 습득의 마지막 관건이 작문도 잘하게 될 학생이므로 (학생들에게는 자경심을 기르고 사고력 증진, 정서함양을 위해 우리의 시조, 동요 수필을 가르치는 한편 학급 도서실을 설치, 학생들이 가져온 책을 비치하여 서로 돌려본다. 각자의 도서 목록을 작성, 교사도 이 독서 활동에 참가하여 학생들과 같은 책을 읽고 내용을 토론하면 학생들은 자연 교사가 중요시하는 것을 같이 중요시하게 되므로 학생들이 우리 말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도 생기고 독서의 열도 증가된다.)
언어가 발달될 때 우리의 사고도 발달된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이민 와서 우리 말은 전혀 쓰지 못하게 하고 영어를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배워야할 경우 이 학생의 지식과 사고는 자기가 아는 우리 말 선에 머물러 있다고 보겠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우리 말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그 성장을 도울 의무가 있다. 학생이 어느 말로라도 개념내지 지식을 갖고 있으면 어떤 새로운 어휘를 배울 경우 다른 말로의 전이는 과히 어렵지 않지만 그 어휘에 대해 어떤 말로도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 교육하는 사람은 개념부터 가르쳐야 하므로 교육이 그만큼 더디어진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이중 언어 교육은 미국정부가 우리 민족에게 주는 특혜이지 민족 차별 정책이 아니다. 이중 언어반에 편입되면 무슨 모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느끼시는 부모님은 이 기회에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우리의 자녀가 미국인이면 으례껏 하는 영어하나만 잘해 가지고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대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소홀히 생각하기 쉬운 우리말은 외국인이 보기에는 엄연히 외국어이며 빛나는 상품이 된다.
미국에서의 이중 언어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으로 하여금 모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게 하자는데 있다. 한 언어의 발달이 다른 언어의 발달을 도울 뿐이 아니라 두뇌를 더욱 좋아지게 자극시킨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부모님이 직접 영어를 가르치시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모국어를 잘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마시키고 향상하도록 격려해 주신다면 이는 우리말 뿐이 아니라 학생의 자경심(자긍심보다는)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고 발달을 돕는 일이며 증진된 우리말의 어휘 실력은 적절한 영어단어만 배울 경우 (개념은 벌써 형성되어 있으니) 전이가 훨씬 용이해진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학생들의 우리말 사용은 영어습득에 방해 요인이 아니고 외국어를 배우는데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자산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부모님들이 우리 말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자녀들의 우리말 사용을 독려해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
모국어와 외국어와의 관계
* 뉴욕의 한 한인 영어 교사가 쓴 글입니다. 필명: 느림보
한국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 글이 될지도 모르지만 미국에 있는 한인교포들을 위해 실었던 글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싣습니다.
우리말의 의성어나 의태어를 대할 때면 도저히 이 말을 영어로 나타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어디 안타까움이 그 뿐이겠는가? 내가 좋아하는 시나 시조 동요 가곡들을 딸들과 같은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 날이 과연 어느 때고 오기는 할 것인가 하고 가슴이 아릿해오기도 한다.
9개월 때 이곳에 온 작은 딸이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간 후이다. 2학년 때 학교에서 한국어를 일주일에 다섯 시간이나 듣는다고 집에 오면 "남자 셋, 여자 셋"을 빌려다 놓고 깔깔거렸을 때는 어찌나 반갑던지. 어려서는 잘 가르친 한글이나 우리 말을 더 잘하게 못하게 된 것은 내 잘못도 많다. 나는 직업상 영어가 필수이니 아이들이 영어가 유창해졌을 때부터는 영어를 했다. (학교 문 밖으로만 나오면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문화 속에 산다. 여담이지만 세 끼를 밥을 먹어야 하는 식사 버릇하며 만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한국인인 것 등등)
미국에 온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만 하게하고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억압하거나 영어만 쓰도록 종용하면 오히려 영어가 늘지 않는 다는 보고가 있다. 모국어는 영어를 배우는데 훌륭한 도움이 되는 자산이지 저해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우리의 사고는 말이나 글, 즉 언어를 통해서 표현이 되는 데 자유롭게 구사하는 말을 억제하면 사고능력을 억압하는 것이다. 우리 두뇌에 일정한 여백이 있어 우리 말이 많이 들어차면 영어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할 수가 있는데 두뇌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실은 모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외국어도 빨리 배울 수 있다는 학자들의 보고이다. 같은 두뇌에서 언어를 담당하기 때문일게다.
그 밖에도 모국어와 자기 나라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자경심(자긍심이라고 많이 쓰는데 어떤 것이 더 적합한 말인지, 자경심은 존경심으로 자긍심은 자랑하는 마음으로 해석한 사전이 있었는데)이 높아 외국어를 빨리 습득한다는 학자들의 이론이고 나도 현장교사로서 그 이론이 사실임을 수없이 체험했다. 부모님들께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때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고 우리 말과 글을 많이 공부하도록 격려해 주십사고 부탁드린다. 영어를 배우라는 지나친 독촉은 영어를 아주 싫어하게 만들기 싶상일게다.
-------------------------------------------------------------------------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
- 부모님께 드리는 글-
오래 전에 미국에 계신 학부모를 위해 써놓은 글이지만 모국어가 외국어를 배울 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참고자료는 될 것 같아 싣습니다. 세계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점점 좁아들고 상호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학교에서의 이중 언어 교육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중 언어 교육이란 모국어 외에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구사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언어는 단순히 말 뿐이 아니라 듣고 이해하기 읽기 쓰기를 포함한다.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매체로 우리는 흔히 표현하고 있지만 말은 그 자체로 엄연한 생명력을 지닌다.(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그렇지 못한 말이 있지 아니한가?) 우리는 흔히 말에 혼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 기울였던 것도, 몇몇의 문인들이 우리의 말과 얼을 지키고자 목숨까지 저버렸던 것도 말에는 우리의 넋이 담겨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말을 빼앗긴다는 것은 곧 우리의 정신을 빼앗기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상들이 애써 지키고 가꾸어 우리에게 물려준 우리말을 지금 어떻게 대접하고 있는가? 혹여라도 이민생활에 빨리 자녀들이 적응하고 영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 집에서 우리 말을 가급적 적게 사용하고 영어를 사용할 것을 종용한 적은 없는가? 자녀들에게 우리말을 쓰는 것을 억제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가를 한 번쯤 집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이민을 떠나올 때 자신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학생들은 이민을 와서 학교와 바깥 생활에 적응하는데 부모님보다 두배 세배 힘들어하고 있으므로 학생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언어마저 쓰지 못하도록 강요받는다면 학생이 정서적인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이미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말은 우리의 정신의 표현인 까닭에 말의 억제는 정신의 억압이 된다. 이때 자녀가 우리의 것을 억압당함으로 해서 우리의 말이 영어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면, 자기가 성장해온 배경이나 자기 민족, 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보게 되는데 자기 민족이나 문화에 대해 품는 열등감은 외국어 습득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남의 문화도 쉽게 접근하고 받아들이며, 외국어 습득도 상대적으로 신장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보고 되었다. 모국어는 외국어를 배울 때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 모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외국어도 잘한다. 언어는 어떤 기술이기 이전에 사고와 지식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더 나아가서는 그 사람 자신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외모보다는 대화의 내용으로 우리는 사람의 인품내지는 지식정도까지 짐작하지 않는가? 학문적인 분야에서는 구어보다는 문어발달을 학생의 궁극적인 교육목표로 잡고 모든 방향을 쓰기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이 글은 벌써 10년전 쯤 이야기이고 지금은 뉴욕 안에서 영어와 한국어로 된 이중 언어 프로그램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민자가 준 것도 있겠지만 한국부모님들의 자기의 것을 푸대접?하는 태도도 한 몫 했을 수도 있고요. 지금은 저희 학교에 한국학생이 많이 줄은 상태라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을 가르치지만 한국반 학생에게 한국말로 영어를 가르쳤을 때 성적이 훨씬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미국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영어만 들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겠지요.
Jim Cummins는 외국에서 온 저학년 학생이 영어회화를 습득하는 기간을 2년 읽기와 쓰기를 습득하는 기간을 5년내지 7년으로 보고 있다. 모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외국어에도 능하다는 것은 현장 교사로서 수없이 목격하고 있는 터이다. 학생들이 처음 입학했을 경우 국어나 영어 중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말로 작문을 하게 하는데 이때 우리 글을 잘 구사하는 학생이면 일단 안심해도 된다. 그 학생은 조만간 영어를 잘하고 영어 습득의 마지막 관건이 작문도 잘하게 될 학생이므로 (학생들에게는 자경심을 기르고 사고력 증진, 정서함양을 위해 우리의 시조, 동요 수필을 가르치는 한편 학급 도서실을 설치, 학생들이 가져온 책을 비치하여 서로 돌려본다. 각자의 도서 목록을 작성, 교사도 이 독서 활동에 참가하여 학생들과 같은 책을 읽고 내용을 토론하면 학생들은 자연 교사가 중요시하는 것을 같이 중요시하게 되므로 학생들이 우리 말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도 생기고 독서의 열도 증가된다.)
언어가 발달될 때 우리의 사고도 발달된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이민 와서 우리 말은 전혀 쓰지 못하게 하고 영어를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배워야할 경우 이 학생의 지식과 사고는 자기가 아는 우리 말 선에 머물러 있다고 보겠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우리 말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그 성장을 도울 의무가 있다. 학생이 어느 말로라도 개념내지 지식을 갖고 있으면 어떤 새로운 어휘를 배울 경우 다른 말로의 전이는 과히 어렵지 않지만 그 어휘에 대해 어떤 말로도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 교육하는 사람은 개념부터 가르쳐야 하므로 교육이 그만큼 더디어진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이중 언어 교육은 미국정부가 우리 민족에게 주는 특혜이지 민족 차별 정책이 아니다. 이중 언어반에 편입되면 무슨 모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느끼시는 부모님은 이 기회에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우리의 자녀가 미국인이면 으례껏 하는 영어하나만 잘해 가지고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대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소홀히 생각하기 쉬운 우리말은 외국인이 보기에는 엄연히 외국어이며 빛나는 상품이 된다.
미국에서의 이중 언어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으로 하여금 모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게 하자는데 있다. 한 언어의 발달이 다른 언어의 발달을 도울 뿐이 아니라 두뇌를 더욱 좋아지게 자극시킨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부모님이 직접 영어를 가르치시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모국어를 잘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마시키고 향상하도록 격려해 주신다면 이는 우리말 뿐이 아니라 학생의 자경심(자긍심보다는)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고 발달을 돕는 일이며 증진된 우리말의 어휘 실력은 적절한 영어단어만 배울 경우 (개념은 벌써 형성되어 있으니) 전이가 훨씬 용이해진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학생들의 우리말 사용은 영어습득에 방해 요인이 아니고 외국어를 배우는데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자산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부모님들이 우리 말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자녀들의 우리말 사용을 독려해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